창222/엄마가 만들었다

2025-07-30     백두현

엄마가 만든 제육볶음이

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할머니가 만든 동태국이

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둘 다

엄마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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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엄마 없는 생명은 없다. 생명이라는 것이 본디 흙에서 와 흙으로 돌아가는 여정이지만 흙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는 통로는 오직 하나, 엄마의 자궁이기 때문이다. 처음 온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야 각자 사정에 따라 다른 법이지만 오는 길 만큼은 누구라도 반드시 엄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 모든 엄마라는 존재는 저승에서 이승으로 오는 단 하나의 문이다. 매일 보는 문이므로 덤덤해 보이지만 그 문의 존재야말로 세상 전체를 지탱하는 가장 위대하고 근본적인 힘 아닐까.

그런 엄마와 평생을 오순도순 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아니다. 간혹 순서가 바뀌긴 하지만 결국 시간에 따라 예외 없이 죽음이 기다린다. 따라서 누구라도 인생 전반은 엄마와 같이 살고 후반은 엄마 없는 삶을 산다. 전반이 길기도 하고 후반이 길기도 하겠으나 분명한 것은 전반이 길어 비빌 언덕 위라야 더 행복하다는 거다. 엄마 없는 세상이란 어리면 어릴수록 얼마나 더 비루한가.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은 두 세상이다. 엄마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