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229/다시 이어지는 삶이기를
모든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그러나 죽어 끝이 아니고 다시 물고기가 되고 나무도 된다. 끊임없이 순환하며 원자와 원자가 모였다 흩어지길 반복하는 우주다. 원자라는 것은 우연히 모여 무엇인가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자로 뿔뿔이 나누어지며 이합집산을 영원히 거듭한다. 더러는 같이 모여 포도주가 되고 아주 가끔은 고양이도 된다. 때로 바위로 또는 쇳덩이로, 흙으로, 물로, 끊임없이 돌고 돌며 계속해서 다른 형상으로 윤회하는 삶이다. 그러므로 다음 세상이란 천당이나 지옥 같은 내세(來世)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사는 세상이다. 계속해서 네가 되었다 나도 되면서 절대 끝나지 않는 소멸, 그리고 탄생이다.
그런 세상을 들여다보면 낮과 밤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그러나 낮에는 밤이 보이지 않고 밤에는 낮이 보이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서 나란히 존재하나 낮이 오면 밤은 사라지고 다시 밤이 오면 낮이 사라진다. 서로가 대물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중단 없이 윤회하며 평행선처럼 나란히 살고 있다. 서로에게 서로가 보이지 않을 뿐 구름처럼 변화무쌍하지 않고 언제라도 예측 가능하다. 미래 운명이 번갈아 확실해 만나지 않아도 서로를 안다.
그래서 생각한다. 혼(魂)의 세계 역시 어쩌면 육(肉)의 세계처럼 끊임없이 윤회하는 것 아닐까. 이승과 저승도 낮과 밤의 순리처럼 이 세상 안에 똑같이 공존하는 건 아닐까. 이승에서는 저승이 보이지 않고 저승에서는 이승이 보이지 않을 뿐 같은 공간 안에서 나란히 주고받으며 이어지는 것 아닐까. 이승에서는 저승으로 가고 저승에서는 이승으로 오며 끝없이 오고 갈 때마다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생각이 다시 Reset되면서 영원히 죽지 않는 낮과 밤은 아닐까.
엊그제 회사 직원 한 분이 42살 젊은 나이에 저승으로 갔다. 어린 자식 셋을 두고 어떻게 그 먼길 발길을 떼었을까. 모든 인연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인연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오른 발을 띄면 이승이고 왼발을 띄면 저승일 것처럼 끊임없이 오가며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이승이든 저승이든 한 번 이루어진 사랑, 다음세상에서 다시 반복하는 것이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