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삶이든
한 번 왔으면 한 번 가는 것
하루를 살게 되든
천년을 살고 있든
한 번 나온 셈은 각자 치루는 것

수 없는 날들을 헉헉대고
또는 끝을 모르는 즐거움에 기뻐하면서도
그게 세상에 나온 숨살이들의 몫이려니

우린 잘 알고 있지
긴 비에 허물어진 산비탈에도
수많은 한 삶들이 깃들었겠고
그들 나고 자라고 시들어 가다가는
이윽고 말라서 다시 흙으로 돌아감을

지금 순간에
너무 힘들어도 말고
또는 너무 좋아 날뛰지도 말아야겠어
잠깐의 푸른 하늘을 우쭐대는
고추잠자리 보고 웃지 말 것
누가 날 보고 그렇게 웃을지 알겠어

잠시 맑아진 이른 아침
그러나 으례 또 질척대며 비 내리겠지
지금 잠깐이야 숨차도 또 웃을 날 오듯이
무덤덤하게 사는 법 좀 익혀야겠어
이젠 나이두 그럴 때 잖은가
잘 익은 김치 정도는 돼야지
마냥 시퍼런 배추가 아니란 말이지

저작권자 © 제천단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