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늘 해보다 늦게 잠들고
해보다 일찍 일어나셨다.
연년생으로
새끼를 쑥쑥 낳아주는
누렁이 밥상을 챙겨 주셨고
분신 같은 지게와
지팡이 같은 쟁기를 손질하셨다.
아침 드시고
재 넘어 밭에 가실 때는
언제나 누렁이를 앞세웠고
해가 중천에 오를 때까지
주름살 같은 밭고랑을 타셨다.
그해 초겨울
아버지는 아버지의 전부였던
주름살 가득한 빈 밭 모퉁이에 앉아
잠시 쉬었다 오실 줄 알았는데
어머니는
지금도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아들 대신 아버지를 기다리신다.
오늘은 붉은 꽃 한 송이로
어머니를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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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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