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상류는 호구인가-
쓰레기 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내 집의 쓰레기가 늘어나고 마을의 쓰레기가 늘어남을 매일 실감한다.
휴일이 지나면 왕창 쌓여있는 쓰레기더미를 본다.
이러다 조만간 쓰레기에 갇히지 않을지 두렵다.
나라와 지구촌 전체의 쓰레기가 늘어나는 상황도 심각하다.
땅에 묻고 태우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 이걸 어찌해야 하나?
세계은행(World Bank)은 2016년 기준 세계 인구 한 명이 날마다 평균 0.74㎏의 폐기물을 쏟아낸다고 통계를 내놓은바 있다.
2020년 우리나라는 약 2억 톤의 폐기물을 쏟아냈다.
2019년엔 전년 대비 11.5%가 늘었고 2020년엔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이걸 다 처리하자면 매립장과 소각장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지역주민들이 반대를 하니 정부도 속이 탄다. 보상책을 내걸고 해결을 하려하지만 쉽지 않다.
* 2020년 한국의 마스크 생산량은 16억7463만장. 성인마스크 크기(20cm*15cm, 300㎠)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여의도(2.9㎢)의 17배 면적. 일회용 마스크는 썩는 데 400년 넘게 걸린다.(중앙일보/ 입력 2021.02.03 05:00)
인천시가 서울의 쓰레기 반입을 거부했다.
그걸 어느 마을에서 ‘우리 주시오’ 하고 받을까?
이 판국에 발 빠른 기업들은 너도 나도 폐기물처리의 새 돈벌이 판에 뛰어들었다.
시멘트업계는 폐기물을 진작 시멘트생산의 연료와 원료로 소각해온 터라 수익구조도 올리고 친환경업체라고 큰소리를 쳐왔다. 일반 처리업체와 시멘트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난타전을 야기했고 급기야 정부의 편파적인 관리를 지적하기에 이르렀다.
쓰레기 1톤의 처리비가 20-30만원씩 하니 쓰레기를 실어다가 남의 밭 가운데 산처럼 쌓아놓고 도망가는 놈들도 있고 그걸 또 국민세금으로 치우는 웃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정상구조가 아니다.
억울하지만, 정선-영월-제천-단양의 남한강상류 석회암지대가 꾼들에게 쓰레기처리의 공동묘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기간 이 곳 주민들이 시멘트공장들의 폐해-분진과 미세먼지 등에 잘 길들여져 있으니 시골 주민들의 순박함을 호구로 보는 경향이 있다. 달콤한 보상책으로 민심을 갈라놓고 하나씩 각개 격파를 통해 반대파를 무력화 시킨다. 이 과정에서 표를 쫓는 선출직 정치인을 우군으로 만들어 앞에 내세운다. 그래왔다.
정선군 남면 낙동리에 폐기물 매립장 설치를 하겠다고 한 기업이 허가 신청을 했다.
당연히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다행히 정선군이 환경조사서의 하자와 법률적, 기술적, 환경적 문제, 전문가의 자문을 근거로 ‘부적합' 결정을 내렸다. 주춤해진 사업자가 언제 또 고개를 쳐들지 알 수 없다. 얼마 전 주민대표가 단양에까지 와서 도와달라고 호소한 적이 있었다.
영월의 한 시멘트공장은 그동안 석회석을 파낸 축구장의 35배나 되는 구덩이를 폐기물로 채우는 대형매립장을 건설하겠다고 한다. 시멘트사업 보다는 쓰레기 처리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간판마저 바꾸었다. 허가만 나면 대박이라고 자본시장의 돈놀이꾼들이 모였다. 돈 냄새만 나면 무엇에든 뛰어드는 사모펀드가 시멘트공장의 주인이다.
사업 추진을 서둘다 매립장 침출수의 모의 유출실험에서 시험물질이 바로 강으로 새나오는 바람에 주춤하고 있다. 칼을 세게 갈았으니 언제 무슨 이유를 내세워 반격을 할지 알 수 없다. 서울을 비롯한 한강변 주민의 식수원을 담보로 한 게임이다. 걱정하는 영월의 군민들이 함께 해달라고 요청하여 공청회에 다녀온 적이 있다.
(2021.3.24. 강바닥으로 흘러나온 침출수 실험 결과, 영월매립장 공청회를 다녀왔다.)
제천에서는 한 업체가 10여 년 전부터 천남동에 폐기물매립장 조성사업안을 세 번(2012년, 2016년, 2020년)이나 시도했다. 행정당국의 부적합 통보에 행정소송까지 제기하여 패소한 바 있으나 거듭 계획서를 고쳐가며 신청서를 냈다. 제천시민들은 식수원에 근접한 영월매립장의 추진여부와 천남동 매립장의 사업안에 걱정이 대단하다.
강 건너 불구경은 안된다는 심정으로 단양사람들도 제천대회에 참가했었다.
단양에선 지금 탄소를 걸러내어 수소를 생산하고, 이것을 가스화하여 친환경에너지로 상품화한다는 뉴에너지 대형프로젝트의 연구가 한창이다. 타당성 연구에만 적어도 4년은 걸릴 것이라 하니 가능성을 장담하기엔 넘어야할 고비가 많다. ‘한국석회석신소재연구소’ 의 연구팀이 가동되고 있다. 사업규모가 대단하다보니 단양군도 사업에 발을 담고 있다.
국내외 전례가 없는 사업이고 향후 포집에 필요한 탄소 양을 채우려면 지금보다 더 많이 소각해야 하는 전제가 걸려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론 동의하면서도 이 과정에 사용될 에너지투입(여기서 발생하는 탄소)이 적지 않기에 실효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도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시멘트공장의 남은 열기로 수소화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미래 단양의 희망이 될까, 자칫 애물단지가 될까?
본래의 주제로 돌아가자.
매립도 어렵고 소각도 어렵다면 쓰레기 대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기가 생산한 제품의 쓰레기의 처리에 무한책임을 져야한다.
둘째, 그 지역의 쓰레기는 그 지역에서 책임지고 처리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곧 마을부터 지구 전체가 쓰레기를 덮어쓰게 될 것이다.
끔찍하지만 쓰레기더미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우리가 마셔야 한다.
지금 단양은 1년에 삼백만 톤이나 이웃 동네의 폐기물을 가져와서 태우고 있다.
따라서 지극히 단순하면서 현재로서 가능한 방안에 국가, 자치단체, 구성원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