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Dill) 재배 평가회로 본 지역 농업의 미래
7월 12일 아침 6시, 제천시 삼한의 초록길 해뜰농원 옆 들녘.
이른 햇살과 맑은 공기 속에 ‘맑은하늘푸른제천시민모임’(이하 맑푸시) 회원들과 아침 운동에 나선 시민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천에서 재배 중인 허브 ‘딜(Dill)’의 가능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지역농업과 건강한 식생활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딜 재배 평가회’였다.
이상학 맑푸시 회장은 “딜은 1년에 2회 재배가 가능하고, 연작 피해도 적어 기존 작물의 대체재로 매우 유망하다. 특히 항균과 소화 개선 등 건강 효능이 뛰어나고, 풍부한 활용도를 가진 식재료로서 지역경제와 주민 건강에 동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작물”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선 딜을 활용해 개발된 지역 특색 음식들이 소개되었다.
딜빵, 딜전, 딜차, 딜국수, 딜떡, 딜샐러드에 딜만두, 딜과자, 딜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가 추가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회장은 “딜을 활용한 건강식품의 상품화는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소규모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 실질적 방법”이라며 “이제 제천의 밭과 식탁이 함께 바뀔 때”라고 말했다.
딜은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미나리과의 한해살이 식물이다. 유럽에서는 생선요리나 수프, 샐러드, 피클 등 다양한 요리에 필수 향신료로 쓰인다. 특히 딜의 잎, 줄기, 꽃, 씨앗 모두 활용 가능하며, 항균 성분을 다량 함유해 식중독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딜은 꿀벌이 좋아하는 밀원(蜜源) 식물이다. 최근 기후변화와 농약 사용 등으로 인해 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딜 재배는 벌의 서식지를 제공함으로써 생태계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 벌이 다시 찾는 도시—딜은 제천을 그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이끄는 숨은 열쇠가 될 수 있다.
딜 프로젝트의 시작이 2011년 이상학 대표가 우즈베키스탄 지인에게 씨앗 몇 알을 받아 시험 재배를 시도한 데서 출발했다. 10여 년간의 노력 끝에, 이제 제천은 딜 재배의 중심지로 떠오를 준비를 마쳤다.
맑푸시는 딜의 재배 확산을 위해 시민단체, 농가, 지자체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건강식품 브랜드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연계, 로컬푸드 직거래망 구축도 구상 중이다.
단순한 농작물 재배를 넘어, 지역 농업의 미래를 여는 플랫폼이자 건강도시 제천을 구현하는 실천방안이 될 수 있다.
딜은 향신료 이상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제천 시민의 손으로, 건강한 밥상에서 시작된 변화가 농촌경제를 살리고, 주민 건강을 지키며, 지역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딜의 도시 제천’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상상해봐도 좋을 때가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