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 친목모임에서 비트코인 구입을 권했던 친구가 있다. 당시 비트코인 한 개 가격이 100만원이었는데 주식투자보다 엄청 전망이 좋다고 했다. 그렇지만 당시 나의 좁은 식견으로는 믿기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이란 실체가 없을뿐더러 대중 심리를 이용한 일종의 피라미드판매 같아 사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몇 개월 뒤 그 친구를 만났을 때 깜짝 놀랐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비트코인의 가격이 다섯 배나 올랐다는 거다. 친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지금이라도 살까?” 했더니 이제 막차를 탈 위험이 있어 비트코인 구입 추천을 취소한다고 했다. 삶이란 늘 선택이고 그 선택은 정보의 질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거늘 나의 경솔함으로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다시 몇 개월 후 다른 모임에서 또 비트코인 얘기가 나왔는데 선배 한 분이 비트코인 구입을 자랑했다. 가족끼리 1인당 1000만원씩 걷어서 4000만원으로 비트코인 네 개를 구입했는데 가격에 순식간에 네 배로 올라 1억 6천만 원이 되었다고 한다. 열배가 되면 팔아서 1인당 1억씩 나누고 가족파티를 하겠다는 다짐인데 처음 친구에게 들었을 때 샀으면 나로서는 40배나 되었다는 이야기라 더욱 더 배가 아팠다.
그리고 머지않아 비트고인은 진짜 개당 1억 원이 되었다. 내 기준으로는 100배가 된 것이고 선배목표 역시 10배를 달성한 것이다. 콩고물이라도 있을까 서둘러 축하 전화를 했다. 그런데 선배의 목소리가 풀이 죽어 있었다. 가족끼리 모은 돈을 아들의 계좌에 입금해 비트코인을 구입했는데 2배가 되었을 때 떨어지면 다시 살 요량으로 아들이 팔아버렸다고 한다. 아들이 사과하며 가족모임 때마다 코인 얘기가 나오면 괴로웠다고 고백했다는데 아버지로서 뭘 어쩌겠나. 돈도 날아갔고 가족 간 믿음까지 날아가 허탈할 따름이었다.
그 뒤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폭락했다 다시 또 2억 원 가까이 오르기도 하는 등 부침을 겪고 있고 나는 나의 부족한 결단력을 여전히 자책하는 중이다. 처음 권한 친구 역시 너무 일찍 팔아 후회한다고 했다. 선배 또한 코인만 보면 화가 난다며 얘기도 하지 말라고 했다. 가격이 100배나 올라도 후회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다시 100분의 1로 떨어지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후회하게 될까. 문득 또 쓸데없는 걱정을 시작하고 있다. 코인도 선택도 사람 마음도 참으로 묘하고 또 묘한 세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