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엄마를 따라나섰다. 행사 중인 할인매장을 가기 위해서였다. 한참 친구를 좋아할 나이였는데 기특하게도 엄마의 쇼핑을 돕기로 한 것이다. 엄마가 하나 둘 물건을 고르면 아들이 열심히 받아들고 있었다. 무거운 바구니를 거뜬히 들고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누구라도 푸근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행사장에서는 특별사은품을 지급하고 있었다. 10만 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곰탕을 주고 20만 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면 한우꼬리를 무료로 주고 있었다. 그들 모자는 20만 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했으므로 한우꼬리를 사은품으로 받았다. 바로 그때 사은품을 받은 엄마가 살가운 목소리로 점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우리 집은 꼬리가 필요 없는데 곰탕으로 두 개 주면 안 될까?”
“아, 가능합니다.”
자연스럽게 점원이 곰탕 두 개를 내주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한우꼬리를 반환하지 않고 다시 한마디 했다.
“에이, 뭘 줬던 걸 치사하게 다시 빼앗으려고 그래. 그냥 두 가지 다 주면 안 될까?”
“......”
점원이 망설이는 사이 지켜보던 아들이 버럭 화를 내고 먼저 나갔다. 그러나 엄마는 기어이 두 가지 사은품을 다 챙겨서 뒤따라 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들은 화가 나서 걸어가고 있었고 종종걸음으로 따라붙은 엄마가 아들을 향해 “아들, 화났어?” 하고 웃고 있었다.
지켜보는 내내 불편하기는커녕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엄마 입장에서 보면 엄마라는 사람의 본능 아닌가. 지극히 평범한 주부들의 행동이다. 아들 입장에서 보면 살짝 엄마가 창피한 모양이지만 뭐 어떤가. 삶이 다 그런 것이지. 먼 훗날, 세월이 지나고 나면 너도 나도 그런 엄마가 그리운 인생이다.
나로서는 지켜볼수록 그저 흐뭇할 따름이다. 나 역시 부모라서, 더불어 자식이라서 엄마처럼 아들처럼 온기로 다가온다. 나름의 분쟁이지만 사랑이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서로를 비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서로를 아끼는 것 아닌가. 엄마는 엄마방식대로 아들은 아들방식대로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