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월 스님과 이연태 지부장
광월 스님과 이연태 지부장

충북 제천시 수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약 2.6㎞ 떨어진 산자락에 작은 절 성공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중도장애인인 광월 스님이 홀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 성공사를 찾은 이는 또 다른 중도장애인인 이연태 씨였다. 이 씨는 사단법인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충북협회 제천시지부장이다. 거동이 불편해 혼자 이동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광월 스님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올해 김장을 하지 못해 김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말이 그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이연태 씨는 제천시의 한 단체로부터 김장김치 나눔을 통해 전달받은 김치 두 상자를 광월 스님에게 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작은 바람은 동행으로 이어졌고, 결국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만남이 됐다.

성공사에 도착한 뒤 차 한 잔을 나누며 이야기가 이어졌다. 광월 스님은 이연태 씨와의 오래된 인연을 떠올렸다. 몇 해 전 이 씨가 발에 심한 부스럼이 생겨 수년간 낫지 않아 고생하던 시기였다. 당시 스님은 성공사 주변 산속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로 그의 발을 여러 차례 씻겨주었다.

오랫동안 호전되지 않던 상처는 이후 서서히 나아졌다고 한다.

광월 스님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참 곱다”며 “약이 아니라 마음과 정성이 함께한 물이었다”고 조용히 말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스님과 거동이 불편한 이연태 씨.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김치를 나누고, 물과 차를 나누는 모습은 함께 살아가는 삶의 한 장면을 보여준다.

성공사를 내려오며 떠오른 생각은 분명했다. 이 사회는 결코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같은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를 의지할 때,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산속 작은 절 성공사에 흐르는 맑은 물처럼, 조용하지만 깊은 연대와 배려는 오늘도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성공사 전경
성공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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