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자,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다. 그래도  한낮 기온은 여전히 높아 시원한 계곡이 생각난다. 

가을 환영회와 여름 송별회로 어울리는 곳을 알아보다 제천시 백운면 덕동생태숲에 눈길이 멈췄다.
숲과 계곡의 조화로움에 오는 가을, 떠나는 여름도 만족하겠다. 

9월 3일.
비소식으로 우중충하던 하늘이 낮이 되면서 맑아진다. 
늘어진 몸을 일으켜 간단한 산책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파란 하늘 위 흩어지는 구름이 손짓한다. 구름이 이정표가 되어준다. 

이름에 미소짓게 되는 '숨넘이 다리'를 지나 주차장에 들어섰다. 
차에서 내리니 산새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생태숲 안내판을 보니 체험꺼리가 다양하다. 출발하기 전부터 궁금증이 생긴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흰구름사잇길을 시작으로 생태관찰로를 따라 걷는다.

비가 내려 숲은 습한 데다 풀이 무성하다. '뱀조심'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안전을 최대한 염두에 두기로 했다. 

숲이 들려주는 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꽃을 찾아 날아든 형형색색의 나비모습이 몽환적이다. 
보랏빛 아스틸베의 유혹에 날아온 나비는 인기척을 느끼고 순식간에 달아난다.

꽃과 나비가 마음 편히 데이트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주었다. 

푸른 숲뒤로 마련된 빨간하트의  포토존이 눈에 띈다. 
아기자기한 시설물에서 관계자의 섬세함을 엿볼수 있다.

나무계단을 내려가자, 다리위로 흰구름사잇길 문패가 걸려있다. 

주인장을 부르니 자연이 응답한다.  새소리,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귀를 쫑긋하고 천천히 걷는다. 지난 한 주 간 묵은 찌꺼기가 샤르르 눈 녹듯 사라졌다.

푸른 앞마당 뒤로 산촌집을 재현해 놓았다.
산촌집의 핵심은 지붕이 아닐까 싶다. 재료로 쓰이는 굴피는 20년이상 자란 나무를 쓴다. 두 겹으로 끝을 겹쳐가면서 고기비늘 모양으로 지붕아래부터 깔아 나간다. 그 위에 '너시래'라는 긴 나무막대기를 걸친 뒤 지붕 끝에 묶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한다.

나비새집, 피꾸리 낙시, 벌개미취. 
고유명사를 묶어놓은 듯한 이 단어들은 숲을 이루는 작은 야생화들이다. 재미난 이름이 독특해 메모해두었다. 은은한 빛깔이 이름만큼 돋보인다. 

조용한 숲길에 놓인 나무그네는 보는 것만으로 편안하다. 나뭇잎이 뒹구는 목교는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울창한 숲속 틈으로 빼꼼 얼굴을 내민 하늘은 하얀 구름 너울쓰고 오시는 봄처녀 같다. 

초록 이끼옷을 입은 돌길을 조심스레 걷는다. 우렁찬 골짜기물소리에 현혹되어 보폭이 커지지만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집중했다. 

'소백아' 노란리본을 꺼내 방명록을 대신한다.

수목관찰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잘 정비된 사방댐은 작은 폭포가 되어 더위를 식혀준다.

시멘트로 포장한 길 양옆으로 초록빛 은행나무가 즐비하다.
덜 자란 은행나무는 풋풋한 대학 새내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가을이면 샛노란 은행잎이 달리겠다.
덕동생태숲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오감을 깨우는 체험장과 숲해설 프로그램을 11월까지 운영한다. 유아, 학생, 성인, 가족단위 등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산초나무, 산수유나무, 소태나무. 이름표를 걸고 있는 나무들이 친구처럼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산초열매 향을 맡아본다. 산수유 열매, 소태나무를 씹어보니 쓰고 신맛이 대단하다. 예로부터 쓴 것의 대명사가 소태가 됐는지 알겠다.

길목에 겹겹이 쌓여있는 점판암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채워졌던 우리동네를 생각나게한다. 주차장에서 계단으로 올라가면 덕동생태관이 있는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다. 물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사방댐 옆 정자에 앉아 간단한 요기를 한다. 편백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맘껏 마셨다. 
몸과 마음이 정화되니 맘이 새털처럼 가볍다.
 
돌아오는 길 웅장한 물소리에 차를 세우고 덕동계곡으로 내려가봤다. 물속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손과 얼굴만 씻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파란 하늘 뒤 검은 그림자의 산등성이 위로 넘실대는 구름은 더욱 선명해진다. 오감이 즐거운 곳! 몸과 맘의 치유를 원하는 이들에게 덕동생태숲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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