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르신들이 열도 전역을 웃음바다로 만든 정형시 모음집 이름이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이다.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기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가슴은 젊어야만 뛴다. 늙으면 뛸 가슴도 없다. 참 웃픈 일이다.
 
그런데 부정맥이 아닌 내 가슴을 진짜 시도때도 없이 뛰게 한 손녀가 태어났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 벌써 일 년을 기념하는 돌이다.
 
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부의 삶은 찬란한 별이 쏟아지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실시간으로 보내 주는 손녀의 동영상을 보면서 작은 동작 하나 하나가 신기했다.
 
모지리 같이 히죽히죽 웃기도하고, 손녀 덕분에 참 많이도 행복했다.
이번에 우리 가족과 바깥사돈네 가족만 모여서 돌잔치를 했다.
캐나다 딸도 10년 만에 얻은 질녀 돌을 축하해주기 위해 입국했다.

드디어 돌 잔칫날!

큰사위와 보조인 둘째 딸 솜씨는 일류호텔 셰프가 정성스럽게 내놓은 작품보다 더 멋지다.

집에서 하는 돌잔치지만 일년 동안의 성장 사진을 전시한 포토 테이블과 답례품까지 마련해 제법 그럴듯하다.
주변의 싱그러운 나무들과 꽃들이 한몫하니 일류 호텔에서 하는 잔치보다 더 멋지다.
착한 손녀는 한번도 울지않고 순조롭게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한다.
 
사진 촬영이 끝나고, 막내 사위가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데 마음이 뭉클해졌다.
늘 사이좋은 부부였지만 아이까지 태어나 행복한 완전체(?)를 보는 것 같아 다시금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다.
여느 돌잔치처럼 경품 추첨까지 진행했는데, 첫번째 행운의 주인공은 바깥 사돈이었다.
봉투 세 개 중에 고르는 거였는데 10만원 현금 당첨! 
의자 밑에 행운권이 있었는데, 내가 사돈 자리에 앉았으면 어땠을까 잠시 부러웠다ㅎㅎ
 
나머지 봉투 두 개에는 10만원 상품권과 꽝이 있었는데, 사돈 식구와 둘째딸이 뽑았다.
둘째딸이 꽝!ㅎㅎ 멀리서 오셨으니 사돈네 식구들이 받아가시는게 가장 좋은 그림이었던거 같아 다행이다.
참석자 모두 선물을 하나씩 받고 식사를 하며 가든 파티를 즐겼다.
 
우리 가족 중 최고인 막내 손녀를 위해 가족들이 모두 모여 요리, 풍선 장식에 애쓰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다.
금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50만원이 넘으니 할배 할매라도 금팔지 하나 해 주기도 힘들다.
서울 살 때 남편 몰래 허리띠 졸라매며 마련해 둔 행운의 열쇠가 이번 손녀돌 때 유용하게 쓰였다.
내 절친 짝꿍도 옷을 사서 부쳤다. 옷도 몇 벌이나 들어왔는지, 귀하게 태어난 손녀는 축복 속에 선물도 풍성하다.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공식적인 돌잔치를 마치고 담소를 했다. 이른 저녁은 바깥사돈이 사 오신 소고기 특수 부위와 곱창 구이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숯불 바베큐로 2부 순서를 끝내고 해질 무렵 아쉬운 작별을 했다.
모두 떠난 뒤 바로 세찬비가 쏟아진다.
하루 종일 잘 참아준 날씨도 고맙다. 하늘까지 손녀 돌을 축하 해주니 더 바랄 게 없는 행복한 날이었다. 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꿈같은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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