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살며 자식들이 어렸을 때부터 동창생 부부 다섯집이 친목회를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밥사고 가까운 유원지에 가서 놀기도 하는 막역지우(莫逆之友) 들이었다.
서울로 이사 가고 바쁘게 살다보니 한 달에 한 번씩 시골에 내려 올 수가 없었다.
몸이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져 흐지부지됐고 결국 이 친목계는 깨졌다.
서울에서 동창생 친구 다섯 집이 다시 친목회를 시작했다.
그 당시는 해외여행 가는 게 지금처럼 이웃 동네 나들이 하듯 갈 때가 아니었다.
돈이 많이 모여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남편도  직장에 일주일을 비우기는 불가능했다. 물론 다른 집도 부부동반은 사정상 어려웠다.
무슨 계산법인지는 몰라도 꼭 10명 채워야 호텔, 현지가이드, 렌터카도 저렴하게 예약 할 수 있는 시절이었다.
남편이 아니면 부인 때문에, 또는 직장관계로 전원 참석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개인 사정 무시하고 총무가 예약을 해놓았다.
세집에서 한사람씩만 참석 한다고 했다.
그동안 부은 돈은 돌려 줄 수 없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가지 않는 집은 예약 취소로 손해 보는 금액을 한집 당  30만원씩 내놓으라고 한다.
부운 곗돈을 못 받는 것도 억울한 일인데 다시 30만원을 내놓아야 한다니 복장을 칠 계산법이다.
남편이 서울로 영전돼 처음 다세대 주택 전세 살이를 했다.
나는 손해 보는 게 억울했다. 친정 올캐보다 몇 년 아래지만 친구처럼 지내는 전셋집 주인을 저렴한 가격으로 같이 가자고 했다.
다른 한 집은 딸을 데리고 갔다. 
나야 별로 불편함이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말 불편한 조합이었다.
그래도 정이 많아 같이 밥 먹고, 자고 눈만 뜨면 같이 다니다가 보니 금방 익숙해졌다. 며칠 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친한 사람들처럼 편안해 졌다. 
뉴질랜드 여행의 추억은 자연에 있다. 끝없이 넓은 푸른 초원 위에서 양떼들이 풀을 뜯는 평화로운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말 그대로 자연과 하나 되는 평온한 풍경이지만  사람 구경을 할 수가 없었다.
로토루아는 화산지형이라 분출하는 간헐천이 장관이었다.
지열계곡에서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데 계란이 익는 온도에서도 나무들이 살고 있는 것이 제일 신비로웠다.
노천  유황탕에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거의가 외국 관광객이었다.
탐나는 몸매는 아니지만 워낙 물을 좋아 해서  수영복을 입고 들어갔다.
따뜻한 탕 안에 있으니 피곤한 몸을 녹여주는데 낙원이 따로 없었다.
일행 중 나와 전셋집 아줌마만 용감했다...ㅎㅎ
인상 깊었던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민속공연이 기억난다. 나이 많은 무용수들은 감미로운 노래를 하면서 혀를 내밀기를 반복하고, 눈을 부라리며 춤을 췄다. 지금 생각해도 몸동작 표정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세계 3대 미항 시드니에 갔다.
공연장으로 사용하는 오페라 하우스는 지붕이 곡선형 조각으로 섬세하고 독특한 건축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공연은 시간이 맞지 않아 외형만 바라보다가 와도 건축 예술의 결정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했다.
곁에 하버 브릿지도 인상적이다.
여행을 다녀 온 이후 전셋집 주인과는 친구처럼 같이 수영과 요가를 다녔다. 
회원들과 미식을 즐겼다. 천하가 내 것인 양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한 5년 동안 그 집에 살다가 아파트를 구입, 이사하면서  헤어졌다.
나야  워낙 친화력이 좋으니 아파트로 이사가서도 바로 반장을 하면서 부녀회장 통반장들과 즐겁게 지냈다.
퇴직 후 우리의 로망은 전원생활이었다.
남편 퇴직을 앞두고 부터 터를 구하느라 주말이면 여행 하듯이 발품을 팔았다.
뭔가 불륜이 이루어지는 것 같은 묘한 분위기의 모텔에도 가봤다. 남편과 모텔에서 숙박을 하면서 충청도 일대를 많이도 다녔지만 역시 최적의 입지는 바로 단양이었다.

단양 가곡 지금의 명당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시골로 내려와서도 전셋집 주인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계속된다.
헤어진지 30년이 넘지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카톡을 지성으로 보내온다.
우리와 같이 살 때가 잊지 못할 만큼 재미있었다고 한다. 
이웃처럼  자주 전화 해주는 것도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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