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민의를 존중하고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지난 1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신년인사회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하는 모습 
지난 1월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신년인사회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하는 모습 

지도자에게는 비판을 아우를 줄 아는 아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나라 대통령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와 관련하여 해명 또는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을 적대시하고 내치려고한다.

당초에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하여 말조차 꺼내지 못했던 여당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여론이 불리해지자 점차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신뢰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마저 “국민들께서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라는 소신발언을 했다. 대통령은 자기 뜻을 거역한 한동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한 위원장이 거부하면서 정면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은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이다. 따라서 절대로 민의를 무시할 수가 없다. ‘김건희 특검’ 수용과 배우자의 명품가방 수수논란에 대한 여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뜻에 반하는 목소리를 낸다고 재갈을 물리고 쫓아내려고 한다. 비위를 맞추는 달콤한 말만 듣기를 원하는 것 같다. 지도자에게 칭찬과 아부는 판단을 흐리게 하는 독약과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시각과 사고를 가지고 세상을 살라고 한다. 언뜻 듣기는 옳은 말이고 좋은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지극히 자기중심이고 이기적인 말이다. 잘못된 세상을 ‘보고도 못본 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나와는 상관없는 일에 나서면 뭐하랴' 라며 모두가 수수방관 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풍조가 만연하면 사회는 곪고 병들어 급기야는 무너지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 일부에서 그런 모습이 나온다. 국민의 대표라는 정치인들이 공천장에 눈이 멀어 검정색을 검다고 못한다. 지도자가 버럭 화를 낼까 두려워 바른 말을 삼킨다. 모두가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아자(瘂子)들이다. 나라가 병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기현상이 분명하다.

일사분란(一絲不亂)과 단일대오(單一隊伍)만을 원하는 지도자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 두 단어 안에는 면종복배(面從腹背)와 독재(獨裁)라는 말이 함께 숨어있다. 겉으로는 동조하는척하지만 안으로는 곪아서 결국에는 터지고 만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고 포용하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이다. 감언보다는 고언을 잘 새겨듣는 지도자라야 성공할 수가 있다.

지금은 이해관계가 얼기설기 엮인 갈등의 사회다. 건전한 비판은 갈등사회를 치유하는 명약이라고 할 수 있다. 단 그 비판이 무조건적 공격적 배타적이 아니어야 한다. 공조직에서는 비판을 불평불만으로, 일반사회에서는 염세비관 행위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꺼려한다. 그렇더라도 바른 말과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정의로운 사람이 많아야 건강한 사회다.

지도자는 비판자를 ‘내편이 아닌 사람’ ‘건방진 사람’ ‘삐딱한 사람’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입바른 소리와 쓴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 속에 문제의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안아 줄 수 있는 덕망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토론문화가 활성화되어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가 있다.

과거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 이명박 등 전직대통령들은 민의를 따랐다. 자식과 형제들의 비리에 대하여 사법처리와 더불어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다. 그럼으로써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정치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대통령도 그런 모습이 절실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천단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