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앞두고 회사 매장에서 고기를 팔고 있는데 나이가 지긋한 분이 다가 오셨다. 그리고 이런 저런 대화 끝에 내게 물었다.

“여기 사장이슈?”

“사장은 아니고 책임자입니다.”

“올해 몇이나 되었수?”

“예순 하나입니다.”

“내가 지금 일흔 여섯인데 사람 나이 예순이 넘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실컷 놀러나 다녀야해.”

“그래야죠.”

“지금 당장 때려 치고 여행이나 다녀!”

빙그레 웃었지만 뭐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일을 하는 것도 놀러 다니는 것도 건강해야 가능한 일 아닌가. 갑자기 건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급해진 마음으로 아내에게 전화했다.

“여보, 내일 청풍 걷기대회 가기로 한 날이지?”

“걷기 대회 가지 싫어졌어요.”

“아니, 왜?”

“언니랑 동생들이 문어를 잔뜩 잡아 대구로 모인대서 거기 가려고요.”

“그럼 걷기 대회 참석했다가 대구로 바로가지 뭐.”

“아뇨. 그냥 바로 대구로 가요.”

“당신은 남편 건강이 중요해? 문어가 중요해?”

“그야 문어가 중요하죠.”

그래, 뭐 문어가 중요하겠지, 늙어가는 남편이 좋을 리 없다. 그렇다고 문어에게 질 수는 없는 노릇. 절대로 당장 나는 일을 그만두지 않으려 한다. 이 상황에 헌금까지 하지 않으면 더 심각하게 문어에게 밀리지 않을까. 그리고 걷기대회도 반드시 참석할 생각이다. 돈 잃고 건강까지 잃으면 완전히 끝장날 것 같다. 정말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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