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자란 나무를 베어 집을 짓는 목수는 100년간 끄떡없게 지을 각오라야 한다. 새로 나무가 자라려면 또 다시 100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50년을 지탱하는 집을 지을 생각이라면 50년 자란 나무를 베어 사용해야 마땅하다. 100년 된 나무를 베어 50년을 지탱할 집을 반복해서 짓는다면 어느 순간에 산도 망가지고 집도 망가지고 온갖 균형이 무너져 엉망이 될 것이라 그렇다.
머릿속에 지어지는 사람의 의식 또한 다르지 않다. 아무런 각오나 계획 없이 지어진다면 나무는 나무대로 목수는 목수대로 각자 헝클어져 엇나가기 십상이다. 서로가 서로를 탓하기 전에 나무는 산에서 목수는 건축 현장에서 서로를 잡아주는 마음이 긴요하다. 나무는 더 잘 자라 더 좋은 집에 소용되고 목수 역시 잘 자란 나무로 더 좋은 집이 지어지도록 나무는 목수에게 목수는 나무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받침목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는 산의 나무와 같다. 또한 동시를 쓰는 일은 그 나무가 잘 쓰이도록 집을 짓은 일이다. 잘 지어지는 집이야말로 나무가 더 잘 자라도록 북을 돋는 행위 아닐까. 100년을 자란 나무가 다시 100년의 집에 소용되도록 꿈을 심고 가꿔야 한다. 부디 나의 동시가 장차 100년에 이르도록 온갖 나무들에게 힘이 되는 밑거름이면 좋겠다. 그래서 다시 그 나무들로 하여금 세상 어디라도 지어지는 수많은 집들을 묵묵히 괴고 있는 기둥이길 바란다.
작가의 말
<내 친구 상어>에 이어 저의 두번째 동시집인 <엄마가 있지>를 <청개구리>에서 출간했습니다,
#백두현동시집 #엄마가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