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반찬

나는 제육볶음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아버지는 동태 국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둘 다

엄마가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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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예뻐서 미치겠다는 할머니들을 많이 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표현이 썩 어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은 평온한 가정의 평온한 삶에서나 가능한 표현 아닐까. 할머니의 아들이 아플 때, 특히 손자로 인해 그 부모인 내 자식의 마음이 미어질 때 손자를 대하는 할머니들 마음은 싸늘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식이 무탈할 때 비로소 손자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아들에서 손자로, 손자에서 증손자로 촌수로는 한 다리씩 더 건넌다는 것이고 굽는 팔의 각도 역시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그 만큼 사람의 마음은 모두 성인의 반열이 아니고 지극히 이기적인 법이다. 인간답다는 말은 그렇게 가끔 차갑기도 하고 유치하기도 하다.

<식객>이라는 영화의 대사 중에 그런 말이 있다. 이 세상에 맛있는 음식의 수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 그 수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숫자만큼 아닐까. 그렇다고 뭐 세상 엄마들의 음식솜씨가 모두 장인의 경지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식의 입으로 넣어주려고 할 때 세상 모든 엄마는 가장 정성을 기울인다. 남에게 파는 음식은 물론 스스로 먹는 음식보다도 자식의 음식을 만들 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엄마가 만든 제육볶음이 세상에서 제일 맛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할머니가 만든 동태 국이 세상에서 제일 맛나다. 나이 들며 새삼 깨우치는 진리 하나는 세상 모든 존재는 처음 엄마로부터 온다. 돌아, 돌아 갈 곳 또한 결국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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