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도 염치도 없는 치졸한 대통령-
성선설(性善說)은 중국 전국시대 유교사상가 맹자(孟子)가 주장한 학설이다. 모든 인간의 본능은 착한 성품으로 태어난다는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같은 유교사상가인 순자(荀子)는 인간의 본능은 본래 악(惡)하게 태어나지만 성장하면서 예(禮)라는 교육을 통하여 선(善)하게 다듬어진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했다.
종교 교리 역시 기독교의 원죄론(성악설)과 이슬람의 성선설이 대립한다.
또 이탈리아 범죄학자 롬브로조(Cesare Lombroso)는 범죄자는 태어날 대부터 범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래적범죄인설(生來的犯罪人設)’을 주장했다.
이에 반하여 프랑스의 범죄사회학 창시자 라까사뉴(J.A.E.Lacsssagne)는 범죄자는 출생 후 사회적 요인이 결정한다는 ‘환경설(環境設)’을 주장했다.
인간의 본능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갈리지만 현재까지 명쾌한 정답은 없다.
이른바 ‘12.3 내란사태’의 혼탁한 세상에서 입법 사법 행정 기관에서 본 사건의 실태를 밝히기 위한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는 청구인 피청구인 피의자 증인 참고인 변호인(대리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공적으로 내 뱉은 말들이 인간본능의 오묘함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양심은 모든 사람에게 다 같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인간 본능의 성선설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된다.
나라를 수렁에 빠뜨린 장본인이 재판정에서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느니 마치 호수 위 떠 있는 달그림자를 쫓아가는 느낌”이라는 괴변을 늘어놓았다. 또 “계엄군이 시민에게 폭행을 당했다”, “국민호소용 경고성 계엄”, “내란·탄핵 공작” 등의 황당무계한 망언을 태연스럽게 하고 있다.
내란이 일어났던 긴박한 순간들을 많은 국민들이 생생하게 지켜보았는데도 재판정에서 입만 열면 거짓말을 일삼았다. 자기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부하에게 책임을 미루는 후안무치한 태도에 분노마저 느꼈다.
정부의 각료나 고위공직자 그리고 계엄군의 지휘관들도 자기 살길을 찾으려고 양심도 체면도 버렸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말로서 본인들의 죄를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우선하여 진실을 호도하면서 내란사태를 옹호하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한술 더 떠서 회유와 공작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시도했다. 그야말로 국회청문회와 사법부의 재판정이 거짓말과 아무말잔치의 경연무대처럼 보였다.
맹자의 성선설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양심(良心)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인간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 행위의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하는 도덕적 의식이 내재되어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만인지상(萬人之上)으로서 국가의 최고지도자다. 최고의 권좌인 만큼 일반 국민들보다는 고도의 도덕성을 요한다. 정부 각료를 비롯한 고위공직자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 인사들이 보여준 행태는 참으로 실망스럽다. 과연 이 사람들 의식 속에는 양심과 염치가 존재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가진다.
물론 범죄혐의자로서 방어 논리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자기방어도 진실의 바탕위에 억울한 누명을 벗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오직 본인만이 살아남고자 진실을 허구와 망상으로 포장하는 행위는 참으로 치졸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마지막 변론(111차)에서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모습은 없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승복의사 표시도 국민통합의 메시지도 없었다. 오히려 극렬지지자들을 선동하여 국론 분열을 부추기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담겨진 괴변을 늘어놓았다. 끝까지 비상계엄정당론을 펼치며 살아남으려는 비굴하고 추잡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필자는 이전까지는 개인적으로 ‘성선설’과 범죄학의 ‘환경설’에 인간본능의 무게를 두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일말의 양심은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번 ‘12.3 내란사태’를 겪으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의 본능은 성악설과 원죄론 그리고 생래적범죄인설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