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는 기후위기를 낳고
자본주의는 사람을 삼키고
이제 계절마저 빼앗아 간다

할머니는 한겨울
화로에 불을 담는다
식은 밥도 청국장도
달아오른다

어느 날 할머니는
화로의 재를 비우고
부삽도 불돌도
기름을 발라 숨긴다
그때부터 청국장은
잊어야 한다

눌어붙은 밥과 청국장
그 맛을 잊는 데 서너 달

칭얼대는 나를
부채로 달래주던 할머니
고두밥과 청국장 맛을
잊는 데 긴 세월이 필요했다

지금은 불돌 식기 전에
선풍기를 돌린다
에어컨을 켠다
진공청소기는 봄을
덥석 물어 간다

내 밥사발과 청국장을
송두리째 삼킨
덩치 큰 그놈을
몽둥이로 두들겨 패야 한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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