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가 트리거 역할-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명태균 게이트'가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명태균 게이트'가 트리거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선포 이유를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여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그러나 헌법 제77조는 비상계엄의 요건을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상사태 시’라고 명시 하고 있다. 온 국민이 잠자는 시간인 평화로운 밤에 선포한 비상계엄은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헌·위법함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윤석열은 왜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그 원인을 분석해본다. 그는 26년 동안 검사생활을 했다. 검사는 수사권과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죄 있는 사람을 풀어 줄 수도 있고 반대로 죄를 만들어 처벌할 수도 있다. 윤석열은 이런 법 기술을 마음껏 구사하며 거리낌도 없이 자기 뜻대로 세상을 살아왔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의 20대 대통령이 되고부터는 매사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정치 경험도, 철학도, 정무적 감각도 없었기에 취임 초부터 여소야대 정국을 풀어나가지 못했다. 야당과 국회를 적대시하며 대화를 하지 않았다. 내각이나 보좌진들의 충언을 멀리하고 간신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다. 초기에 50%대를 찍었던 국정수행지지율은 20~10%로 추락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격노하고 삼청동 안가에서 간신들을 불러서 술로서 화를 달랬다. 레거시 언론을 멀리하고 극우 유튜브에 심취하면서 이들이 돈벌이 수단 목적으로 퍼뜨리는 가짜뉴스를 믿기 시작했다. 정치 이념이 극우 뉴라이트 성향으로 기울어지면서 급기야는 근거 없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매몰되었다.

‘채해병 특검’요구와 ‘김건희 리스크’로 수세에 몰린 정부 여당은 해법을 찾지 못했다. 본인과 배우자의 잘못으로 4.10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했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의 주도권도 야당이 차지했다. 여당의 승리로 개헌을 통한 영구집권의 꿈(플랜A)은 물거품이 되었다. 크게 실망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국회 시정연설도 하지 않았다. 이미 이때는 국회를 철저히 무시하고 비상계엄으로 국회를 무력화시키고 비상입법기구 설치 구상(플랜B)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그는 여소야대 정국 타개 방안으로 비상대권을 착안하게 되었다. 약 1년 전부터 당시 경호처장 김용현과 비상계엄을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전 포석으로 방첩·수방·특전·정보사령관 등 요직을 충암파와 용현파로 물갈이했다. 2024년 9월 김용현을 국방장관에 임명하여 이들과 모의하며 결속을 다시면서 실행준비를 가속화했다. 김용현은 민간인 신분인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을 계획단계부터 가담시켜 중요 임무를 맡겼다.

비상계엄 선포시기를 언제 할 것인가를 저울질 하던 중에 창원지검에서 명태균 수사보고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창원지검은 김영선 전 의원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명태균이 사용하던 PC 두 대와 휴대전화기 3대 USB등 중요한 증거물을 압수했다. 이중에서 강혜경씨의 집에서 압수한 PC를 포랜식하여 명태균이 윤석열 김건희와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복원했다. 나머지 증거물도 모두 포랜식을 마치고 자료를 분석 중이다.

창원지검에서는 2024년11월4일 위 내용을 종합한 수사보고서(A4용지107쪽 분량)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PC에서 복원한 명태균과 윤석열부부 사이에 오간 SNS 대화내용 280건이 들어 있었다. 공천개입 국정농단 불법여론조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탄핵사유 및 당선무효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황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보고서 내용은 대검을 통하여 대통령실에 전달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 후 창원지검의 수사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이른바 명태균 ‘황금폰’에는 이 보다 더한 윤석열 부부의 공천개입 국정농단 의혹들이 들어있다고 한다. 윤석열은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 될 경우의 심각한 파장을 우려했다.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11월 7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덮으려고 했다. 그러나 윤석열의 해명은 모두가 거짓말로 판명되었다.

한편 야당에서 세 번째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 안이 11월14일 국회를 통과했다. 윤석열은 11월26일 거부권을 행사하여 국회로 되돌려 보냈지만 매우 불안했다. 여당 내 한동훈 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의 동조로 국회의 재의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검찰의 수사보고가 모 언론사에 유출되어 보도설이 나돌았다. 특히 비상계엄 전날인 12월2일 명태균 측에서 ‘황금폰’을 공개할 뜻을 밝혔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를 서두르게 되었다.

윤석열은 지난해 12월4일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야당의 탄핵 남발과 예산삭감 등 입법독주에 대한 ‘경고용’이라고 했다. 그 후 1월2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리 재판정에 나와서는 거대야당의 입법 횡포에 대한 ‘대국민 호소용’이라고 말을 바꿨다. 또 극우 세력들이 주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시비를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 모두는 비상계엄을 정당화 할 수 없는 이유다. 법 기술자로 살아온 윤석열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이런 주장은 국민 기만용 명분에 불과하다.

비상계엄 선포의 직접적인 원인은 ‘명태균 게이트’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당의 입법독주 예산삭감 부정선거음모론은 윤석열 개인의 신상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야당의 공세를 거부권행사로 맞선다면 임기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명태균 게이트’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릴 경우 본인의 탄핵은 물론 배우자와 함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윤석열이 갑작스럽게 평일인 2024년 12월3일(금요일)에 비상계엄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판단함이 합리적이다. ‘명태균 게이트’가 비상계엄의 결정적인 트리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야당에서 추진하는 ‘명태균 게이트 특검법’이 시행되면 정확한 전모가 밝혀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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